Fantrie Artist #8. 거리의 시인, 랩 교수 블리스
지난번 글에 이어, 이번 주에 소개할 크리에이터 역시도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분입니다.
한국 힙합 역사에서 유명했던 사람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팀을 말해보라고 하면
거기에서 빠지지 않는 팀 중 하나가 바로 ‘거리의 시인들’이죠.
오늘 소개할 분은, 2011년 거리의 시인들 멤버로 합류했으며
현재는 작품 활동을 하는 한편으로
교단에 서서 랩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치는 교수로,
여러 다양한 씬에서 랩 트레이너로,
그리고 구독자 1.66만명의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는 인물
래퍼 블리스 입니다.

#1. Bliss
블리스(Bliss)의 사전적 의미는
‘더없는 행복, 다시 오지 않을 큰 기쁨’ 입니다.
창작,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도
자신이 앞으로 불릴 닉네임을 짓는것에는 많은 고민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불리던 이름은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지만,
대중 앞에 드러나고 불리기 위한 이름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블리스라는 랩 네임은
스스로가 음악과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리스님(이하 블리스)은 팬트리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래퍼 정상수와도 함께 작업한 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 음악
사람들이 정상수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 음악과 가사에는 현대 힙합의 메이저 표현방식인 디스, 비속어가 전혀 없는 것처럼
블리스가 참여한 음악 역시도 자극적인 부분을 강조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며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 5월 5일에 래퍼 블리스는 흥미로운 작품을 들고 등장했습니다.
힙합과 오페라를 접목했죠.
‘피어올라’ 라는 곡입니다.
이 곡에서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서
반전 목소리 바리톤으로 유명해진 김민성씨와,
평소 교류가 있던 래퍼 정상수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꿈과 희망을 향해서 피어오르라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며,
오페라 장르와 랩의 크로스오버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습니다.
전혀 다른, 이질적인 두 장르가 섞인다는 것은
두 장르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각 참여자의 단단한 기본이 없으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곡에서 힙합과 오페라는 성공적으로 결합해서 시너지를 냈죠.
#3. 랩 트레이너, 랩 교수
블리스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뮤지션이자,
교단에서 랩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합니다.
요즘 한국의 힙합 씬에서 트렌드가 된 다양한 방법론과,
듣고만 있어도 현기증이 날 것 같은 높은 난이도의 스킬들은
그 자체로 분명 큰 의미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응용은 단단하게 쌓아 올린 기초 위에서
그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블리스는 그 자신부터가 전문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이론과 실전을 함께 쌓아 올린 유형의 음악인이며,
어떤 식으로 배우고,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좋은 래퍼가 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멘토이기도 합니다.

그런 분석적인 재능을 살려 누군가를 가르치고,
가장 중요한 기본에 충실할 여건을 만들어
국내 힙합 씬이 자라날 토양을 만든다는 점에서
누군가는 꼭 해야 하지만 잘 하지는 않는, 쉽지 않은 길입니다.
블리스님의 팬트리를 방문해서,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